배움의 발견 Educated
나의 특별한 가족, 교육, 그리고 자유의 이야기

제목만 보자면 홈스쿨링으로 어떻게 케임브리지 박사가 되는지 궁금하여 어디 한 번 읽어볼까?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그러나 첫 장을 읽고부터 충격에 빠지는 내용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타라 웨스트오버는 공교육을 거부하는 아버지로 인해 16년간 학교를 다니지 못했다. 뿐만아니라 9살이 되기까지 출생신고서조차 없어서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아이였다. 타라의 교육은 산의 리듬으로 이루어졌고, 곧 닥칠 심판의 날을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해가 빛을 잃고 달이 피로 물드는지 살피면서 자랐다.

한 장 한 장 읽다보면 이것이 타라 웨스트오버의 에세이인지 아니면 허구의 소설인지 믿기지 않을 지경이다. 심지어 먼 옛날의 이야기가 아닌 1986년생의 나보다도 10여년이나 어린 사람의 이야기라는게 믿기지 않아서 몇 번이나 타라 웨스트오버에 대해서 인터넷으로 검색했는지 모른다.
뿐만 아니라 숀이라는 둘째 오빠의 폭력에 어이없이 당하면서도 부모의 보호는 커녕 무관심으로 일관되게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받으며 어린시절을 보낸다. 훗날 숀오빠에게 당한 폭력을 부모님에게 거짓이라고 거부당하며 인연을 끊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어느날 7남매중에서 유일하게 대학교를 간다며 집을 나간 타일러 오빠가 돌아온다. 타일러 오빠는 속수무책으로 숀에게 당하고 있는 타라를 보고 "집을 떠날 생각은 없니?"라고 묻는다. 그 순간 모든게 현실이 되고, 타라의 마음에 배움의 발견을 하게되는 기초를 제공하지 않았나한다. 타일러는 "집 바깥의 세상은 넓어, 타라. 아버지가 자기 눈으로 보는 세상을 네 귀에 대고 속삭이는 것을 더이상 듣지 않기 시작하면 세상이 완전히 달라 보일거야"라고 말한다.p196

"내가 그때까지 해온 모든 노력, 몇 년 동안 해온 모든 공부는 바로 이 특권을 사기 위한 것이다. 아버지가 내게 준 것 이상의 진실을 보고 경험하고, 그 진실들을 사용해 내 정신을 구축할 수 있는 특권. 나는 수많은 생각과 수많은 역사와 수많은 시각들을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야말로 스스로 자신을 차오할 수 있는 능력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믿게 됐다. 지금 굴복한다는 것은 단순히 언쟁에 한번 지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그것은 내 정신의 소유권을 읽는다는 의미였다. 이것이 내게 요구되는 대가였다. 이제 이해가 됐다. 아버지가 내게서 쫓고자 하는 것은 막마가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었다" p471
내가 배움의 발견을 읽으며 제일 화가나고 답답했던 부분은 어떻게 부모라는 사람들이 주님의 이름으로 자녀들을 현혹하고, 길을 잃게 만들고, 자신에게 복종하게 만드는 수단으로 사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타라또한 513페이지에 걸쳐서 배움을 열망하고 실의에 빠지고, 가족으로 좌절하고, 자신의 가족을 이해하려 애쓰고, 다시 자신을 다잡으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교육이라고 부른다고 명명한다.

이 책은 종교적 입장에서 읽기보다 배움과 교육을 하기위한 타라 웨스트오버의 노력과 그 노력으로 인해 삶을 어떻게 바꿔나가는지에 초점을 맞추어 읽어보면 좋을 듯하다.

내가 처음으로 정유정님의 소설을 읽은 것은 "7년의 밤"이였다. 숨이 막힐 것 같은 긴장감과 눈에 그려질듯한 으스스한 서술로 며칠동안내내 머릿속에 남아서 힘들게 했던 기억이난다.

그 다음 읽었던 소설이 "28"

도서관에 책을 대출하러 갔더니 잘 알고 지내는 사서선생님의 적극 추천으로(7년의 밤 여파로 안읽겠다고 했더니, 그것보다 낫다고해서...) 읽게되었다. 그러나 나에게 이것도 마찬가지였다. 재미있으면서 빨려들어감에 힘든 감정을 뭘로 설명해야할지 ㅎㅎㅎ

이제 다시는 정유정 소설을 읽지않으리~~ 한국 최고 추리소설의 여왕이라고 해도 읽지않으니~~ 결심(결심까지? ㅋㅋ)하였으나 "정유정의 히말라야 환상 방황"을 읽고 그녀에게 또다시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명랑하게 히말라야 등반기를 적어놓았는데 보면서 히말라야를 가봐?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아~~주 재미나게 잘 읽었었다.

그 다음은 인간의 악을 읽을 수 있는 "종의 기원"

말이 필요없다. 읽고나면 인간 자체가 무서워진다고나 할까? ㅋㅋㅋㅋ

정유정 소설은 이제 더이상 안읽겠다고 하고선 매번 그 유혹에 지게되는 매력이 있다.

 

 

 

진이, 지니 또한 아무런 사전 정보없이 읽었다.

제목만 보고는 진이와 지니라는 비슷한 여자들의 이야기인가보다 했다ㅎㅎㅎ 그 예상은 프롤로그를 읽을 때부터 깨졌다. 침팬지가 나오고, 보노보가 나오고ㅎㅎㅎ

주인공 김민주, 이진이 그리고 엄마에게 버림받은 침팬지 팬...은 각자의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

민주는 공익 시절 음식 배달을 하며 자기를 너무나 귀찮게 했던 해병대 할아버지의 "아이" 인지 "어이"인지 부름을 못들은척 지나가버렸다가 나중에 그 부름이 죽기 직전의 SOS 신호였던 것을 알고 죄책감에 괴로워한다.

진이 또한 보도보에게 파인애플을 주며 정을 나누었음에도 밀렵꾼의 보복이 두려워서 도망치고 만다. 그 죄책감때문에 영장류 연구자의 자격이 없음을 괴로워하며 지낸다.

침팬지 팬은 동물원에 있는 엄마가 사람들 앞에서 공개출산을 하며 받은 스트레스로 버림받은 침팬지이다. 그 침팬지를 진이가 엄마마냥 키워주고, 모성애를 심어준다.

 

 

 

이들이 각자 나름의 방법으로 트라우마를 사랑으로 풀어나가며 더 나은 사람으로 변하는 과정을 한편의 소설로 읽을 수 있다. 여기서도 정유정님 특유의 위트와 귀에 와서 콕콕 박히는듯한 문장들을 읽어내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팬은 내게 아기만 보여준 게 아니었다 주어진 일을 해낸 자신의 용기를 보여주었다 삶에 대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더하여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일깨웠다. 살아 있는 한, 할 수 있는 일을 다 해야 한다는 것도." _ 진이, 진이 P308.

아직 정유정의 진이, 지니를 안읽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보았으면하고 추천한다.

읽은 시간도, 책 값도 ㅎㅎㅎ 아깝지 않을 것이다.

 

+ Recent posts